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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키리크스’ 어산지 풀려난다… 기밀 폭로 혐의 인정하고 합의

국제적 성원 속  ‘빅 딜’··· 14년 도피 인생 끝

미국의 국방 기밀문서 수십만건을 유출, 폭로한 혐의로 기소됐던 줄리언 어산지 위키리크스 창립자가 석방을 조건으로 자신의 혐의를 인정하고 본국인 오스트레일리아로 돌아갈 예정이라고 뉴욕타임스가 24일 보도했다. 2012년 영국 런던 에콰도르 대사관으로 망명하고, 2019년부터 교도소에 구금돼있은 지 12년여 만에 ‘자유’를 찾은 것이 된다. 사진은 24일 영국 런던 스탠스테드 공항에서 비행기에 오르는 모습.

이날 공개된 미국 법무부 국가안보국이 미국령 북마리아나 제도 사이판에 있는 연방법원에 제출한 문서를 보면, 어산지는 26일 오전 해당 법원에 출석해 미국 국방과 관련한 기밀 정보를 불법적으로 입수하고 유포하기 위해 공모한 혐의에 대해 유죄를 인정할 것이며, 법원으로부터 선고를 받을 예정이라고 적시돼있다. 어산지는 이 공판에서 그가 런던 교도소에서 이미 기한을 채운 62개월형을 선고받을 것으로 보인다. 어산지는 이후 오스트레일리아로 즉시 돌아갈 수 있게 된다. 위키리크스는 이날 저녁 어산지가 런던 스탠스테드 공항에서 출국하는 영상을 소셜미디어에 공개했다. 어산지의 아내 스텔라는 이날 소셜미디어 엑스(X)에 “줄리언은 자유”라고 적으며 도움을 준 측근들에게 감사의 뜻을 표했다.

어산지는 미 육군 정보분석병 첼시 매닝이 2010년 빼낸 이라크·아프가니스탄 전쟁 관련 보고서, 국무부 외교 기밀문서 등을 온라인 사이트 ‘위키리크스’를 통해 폭로해 사회적 파문을 일으켰다. 유출된 정보에는 미군 아파치 헬기가 로이터 통신 기자 2명을 비롯한 11명을 이라크 바그다드에서 살해한 사건 등 미군이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에서 벌인 비위가 담겨있었다. 이후 18개 혐의로 기소당한 그는, 2010년 스웨덴에서 성폭행을 저지른 혐의로 수배됐고, 2012년부터 7년여간 영국 런던 에콰도르 대사관에서 정치 난민으로 도피생활을 했다. 2019년 미국의 범죄인 인도 요청을 받은 영국 경찰에 의해 체포돼 5년여간 벨마시 교도소에 구금돼 있었다.


2022년 3월 영국 대법원은 어산지를 기밀 유출 등 혐의로 기소한 미국으로 송환하기로 결정했지만, 어산지 쪽 변호사가 이의를 제기하면서 계속 런던에 구금돼있었다. 어산지는 미국에서 모든 기소 내용에 대해 유죄 판결을 받으면 최대 175년의 징역형을 선고받을 것으로 관측돼왔다.

오스트레일리아 정부는 그간 미국 행정부와 사법당국에 그의 석방을 촉구해왔다. 오스트레일리아 의회는 지난 2월 어산지를 본국으로 석방할 것을 요구하는 결의안을 통과시켰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지난 4월 백악관 기자회견에서 어산지에 대한 기소를 취하하라는 오스트레일리아 요청에 대해 “고려하고 있다”고 답한 바 있다.
위키리크스 폭로 사건에 대한 미국의 언론 자유를 위축시킬 것이라는 시민단체의 비판을 받아왔다. 2021년 시민 자유와 인권 단체 연합은 미국 행정부에 그를 영국에서 미국으로 송환해 기소하려는 노력을 중단할 것을 촉구하며, 이 사건은 언론 자유에 대한 “심각한 위협”이라고 지적했다.

단체는 그가 기소된 행위 대부분이 “언론인들이 일상적으로 하는 행위”라고 꼬집으며 “중대한 공공성을 알리기 위한” 것이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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