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포위 훈련’ 우려 표한 듯…”北 도발도 우려”
미국과 중국 국방장관이 싱가포르에서 회담했다. 18개월 만의 양국 국방장관 대면 회담이다.
패트릭 라이더 미국 국방부 대변인은 31일 성명을 내고 “로이드 오스틴 장관이 양국 방위 관계와 역내·세계 안보 문제 논의를 위해 싱가포르에서 둥쥔 중국 국방부장을 만났다”라고 밝혔다.
미국과 중국 국방장관 대면 회담은 2022년 11월 이후 18개월 만이다. 오스틴 장관은 당시 웨이펑허 중국 국방부장과 캄보디아에서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아세안) 확대국방장관회의를 계기로 만났었다.
아시아안보회의(샹그릴라대화)를 계기로 열린 이번 회담에서 오스틴 장관은 양국 간 군 대 군 소통 채널 유지의 중요성을 강조했다고 한다. 정상 간 합의 사항인 전구 사령관급 통화 재개 방침도 재확인했다.
회담에서는 양국 간 꾸준한 의제인 대만 문제가 테이블에 올랐다. 특히 최근 중국이 대만 및 대만해협 인근에서 행한 이른바 ‘대만 포위 훈련’에 관해 양측 간 논의가 오간 것으로 보인다.
국방부는 “(오스틴) 장관은 대만해협 인근에서 중국인민해방군(PLA)의 도발적 활동에 관해 우려를 표했다”라며 “중국은 대만의 정치적 권력 이양을 강압적 행동의 구실로 이용해서는 안 된다”라고 했다.
오스틴 장관은 이와 함께 자국이 대만관계법과 미중 간 3개 코뮈니케, 6개 보장을 토대로 한 하나의 중국 정책을 고수한다는 뜻을 중국 측에 전하고, 대만해협 평화·안정의 중요성을 재확인했다.
국제법이 허용하는 곳에서 안전하고 책임 있는 방식으로 항행과 작전을 계속하겠다는 뜻도 전했다. 특히 남중국해 지역에서 항행의 자유가 높은 수준으로 존중돼야 한다는 의견 역시 피력했다고 한다.
중국중앙(CC)TV에 따르면 우첸 중국 국방부 대변인도 이날 싱가포르 현지 기자회견을 통해 “둥 부장이 오스틴 장관과 양국 관계, 대만문제, 남중국해 사안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라고 밝혔다.
지속 중인 우크라이나 전쟁 관련 논의도 이뤄졌다. 국방부는 특히 “러시아 방산 지원과 관련한 중국의 역할”을 논의했다고 전했다. 미국은 중국의 대러 무기 수출 대응 조치를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북한과 러시아 간 군사 협력에 관해서도 논의가 오갔다고 한다. 미국 국방부는 오스틴 장관이 “우크라이나 공격에 대한 직접적 지원을 비롯한 북한의 최근 도발에 관해 우려를 표했다”라고 설명했다.
둥 부장은 부패로 낙마한 리상푸 전 국방부장 후임으로 작년 12월 국방부장에 취임했고, 오스틴 장관과의 대면 회담은 이번이 처음이다. 두 장관은 이번 회담에 앞서 4월16일 1시간가량 화상 통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