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란색 빛이 경남 김해 봉하마을을 물들여
집결한 여야…文 예방한 국민의힘 모처럼 ‘노무현 정신’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5주기를 맞아 노무현 전 대통령을 상징하는 노란색 빛이 경남 김해 봉하마을을 물들였다. 여야 지도부 등 전·현직 정치인들이 대거 봉하마을에 집결했다. 여야는 모처럼 ‘노무현 정신’인 협치와 상생의 정신을 이어가자고 한목소리를 냈다. 황우여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추경호 원내대표는 노 전 대통령 추도식에 이어 퇴임한 문재인 전 대통령을 여당 처음으로 예방했다.
이날 추도식에는 문재인 전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 외에도 정세균 노무현재단 이사장, 이해찬 전 민주당 대표, 김부겸 전 국무총리, 한명숙 전 총리 등 정계 원로들이 대거 참석했다. 김동연 경기도지사와 박완수 경남도지사 등 자치단체장들도 함께했다. 추도식은 이날 오후 2시부터 국민의례, 내빈소개, 송기인 신부 추도사, 주제 영상 상영, 시민 명계남(배우) 추도사, 150인 시민합창단 추모공연, 정세균 노무현재단 이사장 인사말, 묘역 참배 등의 순서로 진행됐다.
이 밖에 29일 퇴임을 앞둔 김진표 국회의장도 국회를 대표해 이곳을 찾았다.
정세균 이사장은 이날 추도식 감사의 말에서 “노 대통령의 2004년 프랑스 소르본 대학 연설 한 구절을 빌린다”며 “시민 여러분, 역사는 전환의 시기마다 누구에겐가 소명을 맡겼다. 누가 이 역사의 소명을 받들 것인가, 깨어 있는 시민 여러분의 적극적인 역할을 기대한다”고 당부했다.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와 허은아 개혁신당 대표 등 범야권 지도부도 한데 모였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박찬대 원내대표 등 지도부는 23일 오후 경남 김해시 봉하마을에서 열린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5주기 추도식에 참석하고 묘역을 참배했다. 민주당 제22대 국회의원 당선인들도 전날부터 1박2일간 충남 예산 스플라스 리솜리조트에서 워크숍을 마치고 다 함께 곧장 이곳을 찾았다.
이 대표는 이날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깨어 있는 시민이 함께 만들어낸 ‘참여 정치’의 시대부터 ‘당원 중심 대중정당’의 길까지, 아직 도달하지 않았을지 몰라도 우리가 반드시 나아가야 할 미래”라며 “어떤 어려움 속에서도 정치가 국민 삶을 바꿀 수 있다는 희망을 포기하지 않았던 ‘노무현 정신’을 잊지 않겠다”고 넋을 기렸다.
정부 측에서는 노무현 정부 마지막 국무총리를 지낸 한덕수 총리와 홍철호 대통령실 정무수석 등이 봉하마을을 찾았다. 여당에서는 황우여 비대위원장과 추경호 원내대표 등 지도부가 추도 물결에 동참했다.
황 위원장은 이날 추도식 참석 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노 전 대통령이 우리에게 남긴 뜻은 민주당뿐만 아니라 우리 모두에게 지금의 정치를 이끌어가는 하나의 좋은 지표”라며 “특히 정치 분야에서는 통합과 상생의 정신을 강조했고 타협의 정치를 늘 강하게 주장했다”고 회고했다.
황 위원장과 추 원내대표는 이날 노 전 대통령 추도식 후 곧장 경남 양산시 평산마을을 찾아 문 전 대통령을 예방하기도 했다. 국민의힘에서 대표와 원내대표가 지난 2022년 5월 퇴임한 문 전 대통령을 직접 방문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편 야권에서 이른바 ‘친문(친 문재인) 적자’로 꼽히는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도 최근 일시 입국해 이날 추도식에 참석하는 등 친문계 인사들의 발길도 이어졌다. 김 전 지사는 전날 문 전 대통령을 따로 예방하는 등 새로운 친문과 비명(비 이재명) 구심점으로 세력화가 이뤄질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날 문 전 대통령과 이 대표, 조 대표, 김 전 지사 등 4명이 별도 환담을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조 대표는 추도식 후 기자들과 만나 “(문 전 대통령이) 이 대표에게는 제1당인 만큼 민주당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고 했고, 제게는 조국혁신당이 총선 기간 동안 해 온 여러 약속과 정신을 이어서 곧 (22대 국회가) 개원하면 활동을 이어 나가라는 당부의 말씀을 했다”면서 “김 전 지사가 유의미한 영국 정당의 모습들을 전하며, 이 대표가 참조할 만한 활동이 있는 것 같다는 이야기를 많이 했다”고 말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을 상징하는 노란색 빛이 경남 김해 봉하마을을 물들였다. 전국 각지의 시민들의 발걸음이 모아져 노무현을 상징하는 ‘노란색’의 모자 등을 착용하면서 노란빛으로 물들였다.
기온이 29도에다 땡볕이 많은 이곳에 더위 때문에 짜증이 나고 지칠 법하지만 시민들의 표정은 대체로 밝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