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링컨 국무 ” 라파 공격해도 하마스 여전할 것”
지원 추가 중단 여부엔 “고중량 폭탄만 보류”
가자지구 최후의 도시 라파 대규모 공격을 앞두고 미국과 이스라엘 간 갈등이 극에 달한 가운데, 미국 국무장관이 라파를 공격해도 하마스를 해체 못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은 12일 NBC ‘밋 더 프레스’에 출연해 이스라엘이 민간인 보호를 위한 신뢰할 수 있는 계획을 아직 내지 않았다며 이같이 평가했다.
블링컨 장관은 “현재 이스라엘이 라파에 들어가 강력한 조치를 취하더라도 수천명의 무장 하마스는 여전히 남아있을 것”이라며 “우린 칸유니스 등 지역에서 하마스가 다시 돌아오는 걸 봤다”고 지적했다.
이어 “특히 민간인을 위한 계획이 없는 현 상황에 라파에 들어가 남은 하마스 대대를 처리하려 하면 민간인에게 끔찍한 피해를 입힐 위험이 있다”며 “하마스가 다신 가자를 통치 못 하게 하는 문제는 해결 못 한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잠재적으로 남아있는 많은 무장 하마스가 반란을 계승하거나, 무정부 상태와 혼란이 하마스로 다시 채워질 수 있는 궤도에 있다”며 “우린 이스라엘과 지속적인 결과와 안보를 얻을 훨씬 더 나은 방법에 대해 얘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무부가 지난 10일 이스라엘이 국제 인도법을 위반했을 상당한 증거가 있다면서도 전시 상황으로 위법한 공습을 특정할 순 없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의회에 제출한 것과 관련, 이스라엘에 책임을 묻지 않는 거냐는 질문에 “우린 이중 잣대를 갖고 있지 않다”고 일축했다.
블링컨 장관은 같은날 미국 CBS ‘페이스 더 네이션’에서도 이스라엘이 미국 법률과 무기 공유 협정을 위반했냐는 결론을 내릴 수 있냐는 질문에 “하마스가 민간인 뒤에 숨어 있는 매우 복잡한 군사적 환경”이라고 답했다.
미국이 선적을 보류한 이른바 ‘멍텅구리 폭탄'(dumb bombs) 3500개에 더해 무기 공급이 추가 중단될 가능성엔 “아니다”라며 “우리가 지연 및 보류하고 있는 건 라파 등 인구 밀집 지역에서 사용이 미칠 영향을 고려해 고중량 폭탄뿐”이라고 선 그었다.
이스라엘이 테러 조직원보다 민간인을 더 많이 사망하게 했다는 평가를 공유하고 있음에도 무기를 공급하고 있다는 지적엔 “발생한 일의 총체성을 살펴보고 있다”며 “일어난 일을 바탕으로 국제 인도법에 따른 의무에 부합하지 않는 행위가 있었다고 평가하는 게 합리적이지만, 아직 확실한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고 경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