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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초 ‘3선 런던시장’ …무슬림 이민자 출신 사디크 칸

파키스탄계 흙수저 정치인, 시장 전엔 하원의원 3연임

노동당 총리 후보로 떠올라

영국 지방선거에서 집권 보수당이 참패한 가운데 무슬림 이민자 가정 출신으로 사상 첫 3선 런던 시장에 오른 사디크 칸(54·사진)이 주목을 받고 있다. 다가오는 총선의 전초전이라고 불리는 이번 선거에서 런던을 비롯한 대부분 지역에서 여당이 패배함에 따라 리시 수낵 총리는 리더십에 큰 타격을 받게 됐다.

BBC에 따르면 이틀 전 치러진 지방선거 결과 노동당 소속인 칸 시장이 43.8%의 득표율로 보수당의 수전 홀 후보(32.7%)를 따돌리고 런던 시장에 재선했다. 2016년 처음 런던 시장에 당선된 칸 시장은 이번 선거 승리로 최초의 3선 런던 시장에 등극하는 기록을 쓰게 됐다. 영국 대다수 지역은 지방의회에서 시장을 뽑지만 런던 시장직은 2000년부터 직선제가 시행돼왔다. 칸 시장은 이날 공식 결과가 발표된 뒤 “내가 사랑하는 도시를 위해 봉사할 수 있어 일생의 영광”이라면서 “오늘은 역사를 만드는 날이 아니라 우리의 미래를 만드는 날”이라고 말했다.

1970년 런던에서 태어난 칸 시장은 파키스탄계 무슬림 이민자 가정 출신으로, 런던을 비롯해 서구권 주요 수도에서 처음으로 당선된 무슬림 시장으로 꼽힌다. 버스 운전기사 아버지와 재봉 일을 하는 어머니 사이에서 자란 ‘흙수저’ 정치인으로도 알려져 있다. 대학에서 법학을 전공한 후 인권 변호사로 활동하다가 2005년 총선에서 처음 하원의원에 당선된 뒤 3연임했다. 2016년 런던 시장에 당선돼 3선한 것을 고려하면 3번의 총선과 3번의 지방선거에서 연이어 모두 승리한 것이다.
칸 시장은 2020년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에 반대했고, 보수당 보리스 존슨 전 총리, 수낵 현 총리 등과 각을 세워왔다. 또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무슬림 입국 금지 정책을 강하게 비판하며 그와 설전을 벌이기도 했다.

그는 이번 선거에서 초등학교 무상 급식, 대중교통 요금 동결, 주택 공급 확대 등을 공약으로 내세웠다. 또 친환경 기준에 미달하는 차량에 과금하는 제도인 초저배출지역(ULEZ) 대상을 런던 외곽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밝혔는데, 이를 두고 중산층 가계에 부담을 준다며 일부 유권자들이 반발하기도 했다. 노동당이 가자지구 휴전 및 인도적 지원 등에 적극적으로 임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많은 후보가 이번 선거에서 무슬림 유권자들의 지지를 잃은 것과 달리, 칸 시장은 무슬림 표를 잃지 않고 승리했다고 가디언은 짚었다. 그는 노동당에서 가자지구 휴전을 촉구한 최초의 정치인 중 1명으로 꼽힌다.
2008~2016년 런던 시장을 지냈던 전임 존슨 전 총리가 2019년 총리직에 오른 것처럼 칸 시장이 향후 노동장 총리 주자로 나설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지방선거에서 참패한 수낵 총리는 리더십 위기에 직면하게 됐다. 이번에 선거가 치러진 11개 도시 중 10곳에서 노동당이 승리했고, 보수당은 티스 밸리 단 1곳에서 승리를 거뒀다. 수낵 총리는 이번 결과에 실망감을 표시하면서도 기존 정책 기조를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노동당은 수낵 총리에게 조기 총선을 요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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