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소득층 등 지지…60% 득표, 사법 리스크 등 변수는 여전
트럼프 전 대통령이 24일 니키 헤일리 전 유엔 대사의 고향인 사우스캐롤라이나주에서 치러진 공화당 대선 경선에서 60%를 득표하며 압승했다. 오는 11월 미 대선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과의 재대결이 확실시되는 트럼프 전 대통령은 “바이든을 해고할 것”이라며 날을 세웠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사우스캐롤라이나주 프라이머리(예비선거)에서 개표가 94% 진행된 가운데 60.1% 득표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곳에서 재선 주지사를 지낸 헤일리 전 대사는 39.2% 득표하는 데 그쳤다. CNN방송 등은 경선 투표가 마감된 이날 오후 7시 직후 트럼프 전 대통령의 승리를 긴급 타전했다.
사우스캐롤라이나주 유력 정치인들의 지지를 등에 업은 트럼프 전 대통령은 컬럼비아와 찰스턴 등 도시를 제외한 대부분 선거구에서 이겼다. 특히 출구조사 결과 농촌 지역, 저소득층과 고졸 이하 학력 소지자, 복음주의 성향 유권자들의 압도적 지지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AP통신은 대선 본선의 핵심 승부처로 꼽히는 교외 지역에서도 56%의 지지를 받았다고 전했다.
이날 승리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 1월 공화당 첫 번째 경선 아이오와주를 시작으로 뉴햄프셔·네바다·사우스캐롤라이나주까지 4연승을 거뒀다. 2008년 이후 현직 대통령 신분이 아닌 후보가 경선 초반 4곳에서 모두 승리한 것은 민주·공화 양당을 통틀어 트럼프 전 대통령이 처음이다. 조기에 공화당 대선 후보 지명을 마무리 짓겠다는 트럼프 전 대통령 측 구상도 이르면 다음달 초 실현될 것으로 보인다. 미 전역 15개 주에서 동시에 열리는 슈퍼화요일(3월5일) 경선과 조지아주 등 4개 주 경선(3월12일)은 대부분 ‘승자 독식’ 방식으로 대의원을 배분하며, 이 시점까지 공화당 대의원 절반 이상이 결정된다.
다만 이날 출구조사에서 응답자 31%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유죄 선고를 받는다면 대통령직에 부적격하다고 답하는 등 사법 리스크가 변수로 남아 있다. 또한 트럼프 캠프는 소송 비용 지출 등으로 현금 보유액이 바이든 캠프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고 워싱턴포스트는 전했다.
헤일리 전 대사는 ‘홈그라운드’ 사우스캐롤라이나주에서 큰 표차로 패배하면서 경선 사퇴 압박이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그는 이날 연설에서 “후보 한 명이 나서는 소비에트식 선거는 안 된다”며 경선 참여 의사를 분명히 했다. 그는 “(40% 득표는) 공화당 경선에서 대안을 원하는 유권자가 많다는 것”이라며 “다수의 미국인이 도널드 트럼프와 조 바이든을 거부하고 있기에 나는 싸움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