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연구진, 해면 성분 분석…과거 수온 추정
1980년대 아닌 1900년대 초 지구 온난화 시작
‘스펀지’의 재료인 바다생물 ‘해면’을 연구한 결과 지구온난화가 예상보다 훨씬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AP통신에 따르면 호주의 한 연구진이 카리브해 심해에 있던 해면을 연구한 결과, 지구온난화가 예상보다 최소 10년 앞당겨 진행되고 있을 가능성을 발견했다고 발표했다. 연구를 진행한 말콤 맥컬록 웨스턴오스트레일리아대학교 해양 지구화학교수는 “이게 사실이라면 이젠 정말 시간이 없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수백 년 이상 된 해면을 활용해 1800년대의 온도 그래프를 만들었다. 해면은 물을 통과시키기 때문에 이산화탄소 농도·수온·PH 수치 등 많은 생태 정보를 저장한다.
연구 결과 지구온난화 발생 전인 1800년대 중반 지구 온도는 현재 알려진 것보다 약 0.5도 낮았다. 기존에 알려진 1800년대 중반 기온은 당시 선원들이 양동이로 물을 퍼서 측정한 것으로 변동성이 높았다. 정확한 온도는 알려지지 않았다.
연구진은 해면의 성분인 칼슘과 스트론튬을 통해 더 정확한 결과를 얻었다고 전했다. 따뜻한 물은 스트론튬을, 차가운 물은 칼슘을 생성한다는 것이다.
또한 연구진은 지구온난화가 1900년대 초반에 시작했다고 밝혔다, 지금까지 알려진 것보다 80년이나 이르다. 1800년대 중반 산업혁명으로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이미 급증했기 때문이라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연구진은 지구온난화가 예상보다 더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고 경고했다.
사진은 연구에 사용된 해면의 단면. (사진=연구 저자 아모스 윈터 제공)
일각에서는 특정 지역에 서식한 생물 데이터를 토대로 지금까지의 지구온난화에 대한 기록을 부정하는 것은 신빙성이 없다는 주장이 나왔다.
그러나 연구진은 해면 기반 데이터는 1800년대를 제외하고는 지금까지 알려진 것과 일치한다고 반박했다. 또한 카리브해의 수온은 지구 평균 해수온과 비슷하고, 이곳의 해면은 엘니뇨·라니냐 등 극단적 이상 기후 현상에 큰 영향을 받지 않기 때문에 표본으로 적합하다고 전했다.
연구 공동 저자 아모스 윈터는 해면을 ‘역사·인류사의 대성당’이라고 칭했다.
한편 마이클 오펜하이머 프린스턴대학교 기후과학자는 설령 1800년대 중반 기온이 지금까지 알려진 것과 다르다고 해도 공식적으로 수정될 가능성은 낮다는 견해를 전했다. 산업화 이전의 기온 절댓값이 아니라, 그 당시와 비교한 기온 변화값이 중요한 것이기 때문이다.
‘갯솜’이라고도 불리는 해면은 후생동물 중 가장 하등한 동물이다. 말린 해면은 화장·사무·의료용 스펀지로 사용된다. 연구팀은 수면 33~98m 밑에 사는 해면을 구하기 위해 특수 잠수팀을 구성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