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 중동 무기도입 계약 비공개 관례깨고 이례적으로 공개
UAE(아랍에미리트)에 이어 사우디아라비아에도 4조원대의 천궁Ⅱ 국산 요격미사일이 수출된다. 한국 국방부는 6일 “한국과 사우디아라비아 국방부는 한·사우디 국방장관 회담을 계기로 지난해 11월 한국 LIG넥스원과 사우디아라비아 국방부 간에 체결한 천궁Ⅱ 10개 포대 32억 달러(약 4조2500억원) 규모의 계약 사실을 공개했다”고 밝혔다. 사우디아라비아 등 중동지역은 무기도입 계약을 비공개로 하는 경우가 많은데 뒤늦게 공개된 것은 이례적이다.
여기엔 중동지역을 순방중인 신원식 국방부 장관과 칼리드 빈살만 알 사우드 사우디 국방장관의 지난 4일 양국 국방장관 회담이 큰 영향을 끼친 것으로 알려졌다. 신 장관은 지난 4일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 세계방산전시회(WDS)장에서 칼리드 빈살만 알 사우드 사우디 국방장관을 만나 방산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두 장관은 한국 방위사업청과 사우디 국방부 간 ‘중장기적인 방위산업 협력에 대한 양해각서(MOU)’ 체결식을 참관했다. 신 장관은 “미래지향적 전략 동반자 관계에 걸맞은 방산 협력 파트너십의 기반이 마련됐다”고 말했고, 칼리드 장관도 “사우디와 한국이 진정한 동반자로서 국방·방산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화답했다.
앞서 지난해 10월 윤석열 대통령의 사우디아라비아 방문도 천궁Ⅱ 수출 성사에 큰 도움을 줬다고 소식통들은 전했다. 당시 윤 대통령을 수행했던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은 리야드 현지 브리핑에서 “대공 방어체계, 화력 무기 등 다양한 분야에서 사우디아라비아와 대규모 방산 협력 논의가 막바지 단계에서 진행되고 있다”고 전했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인접국인 예멘 후티 반군의 로켓,탄도·순항미사일, 무인기·드론 공격 위협에 처해 있어 방공 무기 도입이 시급한 상황이다. 지난 2019년 사우디아라비아 남부 아브하 공항은 후티 반군의 자폭 드론, 순항미사일 공격을 받기도 했다. 앞서 지난 2022년엔 UAE에 35억 달러(4조6500여억원) 규모의 천궁Ⅱ 수출 계약이 성사됐다.
‘한국형 패트리엇’으로 불리는 천궁 II는 교전통제소와 3차원 위상배열레이더, 수직 발사대 등으로 구성돼 있다. 발사대 1기당 8발의 미사일이 탑재돼 있다. 최대 요격고도는 15㎞로, 패트리엇 PAC-3 CRI(최대 요격고도 20㎞)보다 조금 낮다. 항공기 격추용 천궁Ⅰ 미사일의 최대 사거리는 40㎞다.
천궁 II의 최대 속도는 마하 5로, 길이는 4m, 무게는 400㎏, 미사일 1발의 가격은 약 15억 원 수준이다. 2017년 시험발사에서 100% 명중률을 기록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