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YT, 니키 헤일리 공화당 후보 배우자 조명
“바위 같은 존재…중요 문제마다 시금석”
공화당 대선 경선 후보인 니키 헤일리 전 사우스캐롤라이나 주지사의 배우자 마이클 헤일리가 1만3000㎞ 떨어진 곳에서 ‘원격 외조’하고 있다고 4일 뉴욕타임스(NYT)가 조명했다.
NYT에 따르면 헤일리 전 주지사는 유세 연설 대부분에서 출마 동기 중 하나로 주 방위군 소령이자 현재 아프리카 지부티에 복무 중인 남편을 들고 있다.
헤일리 전 주지사는 남편의 군 경력을 들며 재향 군인을 위한 의료서비스를 개선하겠다고 공약하고 있으며, 남편의 경험이 자신의 외교 정책에 영향을 미쳤다고 종종 소개했다.
지난달 15일 공화당 첫 경선이었던 아이오와 코커스(당원대회)에선 패배를 선언하며 가장 먼저 헤일리 소령에게 감사를 표하기도 했다.
헤일리 전 주지사는 “지금 이 장면을 보고 있을지 모르지만, 파병 중인 남편에게 사랑한다고 말하고 싶다”며 “밤에 계속 잘 수 있는 건 우리가 같은 별 아래서 자고 있기 때문”이라고 애정을 표현했었다.
이를 두고 NYT는 “강인한 겉모습으로 유명한 정치인치곤 이례적으로 사적이고 사탕발림에 가까운 말”이라면서 “하지만 전혀 어색하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입양아 출신인 헤일리 소령은 굴곡진 유년 시절과 커리어 경력을 쌓았다. 친아버지는 알코올 중독자로, 어린 시절 전기도 수도도 나오지 않는 집에서 살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3살때 어머니가 심각한 뇌 손상을 입은 뒤 여동생 두 명과 위탁 가정으로 보내졌고, 다음해 제철소 관리자와 교사 부부에게 입양됐다. 헤일리 전 주지사와는 대학 시절 만났다.
결혼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헤일리 전 주지사 부모가 시크교를 믿는 배우자를 만났으면 하는 바람으로 결혼에 반대했고, 청혼 2년 뒤인 1996년 시크교와 기독교식 결혼식을 따로 치른 뒤 비로소 부부가 될 수 있었다.
군에 자진 입대하기 전에는 헤일리 전 주지사 부모 밑에서 일하며 사업을 운영했으며, 헤일리 전 주지사가 초선 주 하원의원이던 2006년 36세 나이로 사우스캐롤라이나주 방위군에 입대했다.
아내의 주지사 당선된 뒤에도 주로 가정에 집중했고, 2012년 아프가니스탄 파병을 지원하기도 했다. 농업 교육 임무를 담당했지만, 파병 기간 도로변 폭탄에 노출되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함께 복무했던 한 예비역 중령은 “배우자가 누구인지 우리 모두 알고 있었지만, 그는 특별 대우받으려 하지 않았다”며 “그는 군인이다”라고 평가했다.
헤일리 전 주지사가 유엔 대사직을 끝낸 뒤인 2018년 함께 사우스캐롤라이나로 돌아왔으며, 재무 공시에 따르면 헤일리 전 주지사 재무 관리 담당 회사를 운영하고 있다. 한 방위 회사 지분도 50만달러 상당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명세에도 불구하고 헤일리 소령은 대중에게 좀처럼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경선 후보 배우자 대부분 대중 앞에 적극 나서서 지원 유세를 하는 반면, 마이클 소령은 연설이나 인터뷰 등에 응하지 않고 있다.
지난해 6월 AP 인터뷰에서 지부티 파병 관련 질문을 받았을 때도 “많은 이들이 그랬던 것처럼 동료 군인들과 함께 우리 가족을 위한 자유로운 삶을 보장하기 위해 1년을 바치는 데 그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할 수밖에 없다”고만 답했다.
하지만 헤일리 전 주지사의 든든한 버팀목으로서 ‘그림자 외조’ 역할을 해왔다고 측근들은 전한다. 헤일리 전 주지사 대변인이었던 롭 고드프리는 “헤일리 소령은 니키가 뒤에서 기댈 수 있는 바위 같은 존재”라며 “중요한 문제마다 시금석으로 삼았다”고 설명했다.
사우스캐롤라이나의 한 유서 깊은 흑인 교회에서 인종차별 총격 사건이 발생했을 당시 주 의사당 경내에 남부연합기를 철거하기로 결정한 것도 헤일리 소령과 상의를 통해서였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