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관, 北도발에 “미국과 동맹 보호 확실히 할 것”
전문가들 “북한의 ‘전쟁 준비설’은 지나친 비약일 수 있어”
한국 합동참모본부는 30일 오전 문자 공지를 통해 “우리 군은 오늘 7시경 북측 서해상으로 발사한 미상 순항미사일 수 발을 포착했다”고 밝혔다. 북한이 지난 28일에 이어 이틀 만에 또다시 군사 도발 (무력시위, 강경발언) 을 감행한 것이다.
한미 정보당국은 현재 미사일의 세부 제원을 정밀분석 중이다. 합참은 “우리 군은 감시 및 경계를 강화한 가운데 미국 측과 긴밀하게 공조하고 있다”며 “북한의 활동을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고 전했다.
북한은 최근 일주일 사이에 3차례나 순항미사일을 발사했다. 북한은 지난 24일과 28일 각각 서해상과 동해상으로 순항미사일 여러 발을 발사한 뒤 새로 개발된 ‘불화살-3-31형’을 시험발사했다고 주장한 바 있다.
한편 백악관은 북한의 도발과 강경 발언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자국과 동맹국 방어를 위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존 커비 미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최근 브리핑에서 북한에 미국을 공격할 능력이 있다고 보느냐는 질문에 “정보 평가에 대해서는 답하지 않겠다”면서 “북한이 장거리 사용이 가능한 탄도미사일을 포함해 첨단 기술을 계속 추구하는 것을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커비 조정관은 이어 “우리는 미국과 동맹국, 파트너국가들을 보호할 수 있음을 확실히 하기 위해 해야 할 일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북한의 연이은 도발이 오는 4월 예정된 한국 총선이나 11월 미국 대선에 영향을 미치기 위함이라는 일각의 해석과 관련한 질문에는 “국가든 아니든 어떤 외국 행위자도 우리 선거기간에 간섭해서는 안 된다”며 원론적인 답변을 내놓았다. 커비 조정관은 “이번 선거에서도 과거에 그랬던 것처럼 모든 시도를 식별하기 위해 경계심을 늦추지 않을 것이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최근 일부 한반도 전문가들 사이에서 부상하는 북한의 ‘전쟁 준비설’이 지나친 비약일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조시 로건 워싱턴포스트(WP) 칼럼니스트는 지난 주말 기명 칼럼에서 “김정은의 불같은 수사법과 증가하는 위협은 서방과 북한 주민이 자신이 실제 우선순위로부터 관심을 돌리게 하기 위함일 가능성이 크다”라고 했다.
앞서 노동신문에 따르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이달 초 군수 공장 현지 지도 과정에서 남한을 ‘주적’으로 규정했다. 아울러 남한의 무력 사용 등을 가정, ‘모든 수단과 역량을 총동원해 초토화’하겠다고 위협하기도 했다. 김 위원장의 입에서 나온 이런 위협성 발언을 두고 일부 전문가들은 북한이 남한과의 전쟁이라는 전략적 결정을 내렸다고 분석했다. 미국 내 대북 전문가인 로버트 칼린 미들베리국제연구소 연구원 등이 대표적이다.
로건은 그러나 이를 ‘찻잎을 읽고 미래를 점치는 것’에 비유했다. 이런 분석이 성급한 결론일 수 있다는 것이다. 대신 그는 김 위원장의 우선순위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관계 증진이라고 봤다.
그는 칼럼에서 제니 타운 스팀슨센터 연구원을 인용, “한국·미국과의 긴장을 고조함으로써 김정은은 그들 자금과 산업을 북한 주민 대신 무기 생산에 사용하는 일을 정당화할 수 있다”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전쟁 중인 다른 나라를 돕기 위해 다량의 탄약과 미사일을 보내는 상황에서는 전쟁을 시작하지 않는다”라고도 했다. 미국 정부는 북한의 우크라이나 전쟁용 대러 미사일 제공 현황을 면밀히 살피는 중이다.
로건은 칼럼에서 “우크라이나 전쟁이 시작된 이후 러시아와 북한은 점점 더 가까워졌다”라고 지적했다. 이로써 북한이 고립 대신 러시아와 손잡은 상태로 세계에 대응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북한의 대러시아 무기 제공을 거론, “그 대가로 러시아는 북한을 (각종 도발 등) 모든 책임으로부터 보호했으며, 북한의 불법 무기 프로그램 증진을 돕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라는 분석도 전했다.
이어 “러시아와 북한의 동맹 강화는 양국이 서방의 제재로 ‘고립’됐다는 미국의 주장을 느리지만 확실히 약화하고 있다”라고도 했다. 양국 협력이 서로에게 윈윈이 되고 있다는 의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