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과 가상 대결서 트럼프 보다 우세 하다는여론도
1월15일 치러지는 아이오와 코커스가 중요 분수령
트럼프 전 대통령을 맹추격하고 있는 니키 헤일리 전 유엔대사가 바이든 대통령과의 가상 대결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보다 우세를 보이고 있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 최근 중도 성향 보수층의 지지를 끌어모으고 있는 헤일리 전 대사가 본선 경쟁력 측면에선 공화당 경선 독주 구도를 이어가고 있는 트럼프 전 대통령보다 우위에 있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25일 더힐에 따르면 36개 여론조사 평균치 분석 결과 헤일리 전 대사는 바이든 대통령과의 가상 대결에서 42.9% 대 39.4%로 3.5%포인트 앞서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바이든 대통령과의 가상 양자 대결에서 45.3% 대 43.4%로 1.9%포인트 앞선 것보다 높다. 대선 본선에서 헤일리 전 대사가 공화당 후보로 바이든 대통령과 겨룰 경우 승리할 확률이 트럼프 전 대통령보다 높게 나온 것이다.
물론 트럼프 전 대통령의 경우 헤일리 전 대사보다 월등히 많은 508개 여론조사 평균치가 분석 대상이었다는 점에서 결과를 단순 비교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 다만 헤일리 전 대사가 최근 꾸준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트럼프 전 대통령에 필적할 만한 본선 경쟁력까지 확인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추격전이 어디까지 이어질 수 있을까. 내년 대선 가상 양자대결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을 앞선 것으로 나타난 헤일리 전 대사가 ‘대선 풍향계’로 불리는 뉴햄프셔주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4%포인트까지 따라잡았다는 여론조사 결과도 나와 있다.
1월15일 치러지는 아이오와 코커스가 중요 분수령이다. 여기서 헤일리가 확고한 2등으로 올라선다면 트럼프의 대항마로 나설 가능성이 결정적으로 높아진다. 트럼프 대안으로 기대를 모았던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는 지지율이 하향세이지만, 헤일리는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더구나 프라이머리가 처음으로 실시되는 뉴햄프셔와 사우스캐롤라이나는 헤일리의 안방이다. 아이오와 코커스에서 헤일리가 2등을 한다면, 이어서 치러지는 뉴햄프셔와 사우스캐롤라이나에서 급속 상승할 수 있다.
2012년 대선에서는 밋 롬니, 2016년엔 트럼프, 2020년엔 바이든이 아이오와 코커스에서 2등 또는 3등을 한 뒤 상승세를 만들어 결국 후보가 되었다. 공화당 내에서 트럼프에 반대하는 구심점이 만들어지면 순식간에 눈덩이처럼 성장할 것이란 예측이 많다.
아이오와 코커스가 약 3주 앞으로 다가왔다. 여기서 헤일리가 디샌티스를 제치고 2등을 하면서 반트럼프의 중심으로 확고히 등장할지가 미국 경선 초반전의 가장 중요한 관전 포인트다.
그는 누구인가 니키 헤일리는 아리아인계 인도인 미국인 이민자 후손으로, 부모는 인도 출신 시크교도 펀자브인이다. 다만 헤일리 본인은 결혼 후 남편을 따라 기독교(감리회)로 개종했다.헤일리의 부모는 1960년대에 미국으로 유학하면서 미국으로 이주했고, 이후 박사 학위 취득과 교수직을 얻으면서 미국에 정착했다. 한마디로 1세대 이민자의 자손. 헤일리는 부모가 사우스캐롤라이나로 이주하고 3년이 지난 1972년에 태어났다. 당시 미국 남부에 인도계, 그것도 시크교도들은 드물던 때라 이런저런 눈총을 받고 오해도 사는 등 고생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고 하며, 어렸을 때 인도계 이민자의 딸로서 힘든 점이 많았다고 한다. 미식축구로 유명한 대학인 사우스캐롤라이나 클램슨(Clemson) 대학을 나와 20대에 가족이 운영하는 중소 의류기업을 맡아 경영하면서 지역 소상인들을 조직했고, 여성 기업인으로 이름을 알리면서 사우스캐롤라이나주 하원의원으로 선출됐다. 2010년 3선의 주 하원의원으로 사우스캐롤라이나 주지사에 당선돼 미 역사상 최연소 주지사 기록을 세웠다. 초선 주지사 시절 그는 보잉사의 B787 여객기 생산라인, 볼보·벤츠 자동차 공장, 세계적인 신생 에너지 기업들을 사우스캐롤라이나에 유치하는 등 경제 발전 성과도 냈다. 2014년에 재선에 성공했다. 2015년에 백인 우월주의자의 소행으로 총격 참사가 발생하자, 주 정부 청사에서 남부연합 깃발을 내리도록 지시했다. 이를 통해 온건파 유권자들로부터 긍정적인 반응을 얻었다. 특히 이 사건 말고도 동년 4월에는 월터 스콧이라는 흑인 시민이 경찰에게서 도망치자 그의 등에 대고 총을 쏘아 죽이는 일이 발생하는 등 경찰의 과잉 진압 및 인종 관련 폭력 사태가 연이어 있었는데 이때 보여준 위기 대처 능력이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주지사 시절 그의 정책은 공화당 주류의 경제적 자유주의와 사회적 온건 보수주의 노선에 충실했다. 트럼프의 극우 포퓰리즘과는 선명한 차이가 있는 합리적이고 실용적인 보수주의자라는 평을 받고있다. 남편 마이클 헤일리느 그녀가 주지사로 있을 때 아프가니스탄에서 장교로 근무했고, 현재는 아프리카에서 파병장교로 근무하는 현역 군인이다. 헤일리는 2016년 대선 당시 마코 루비오와 테드 크루즈를 지원했다가, 트럼프가 후보로 확정된 뒤엔 트럼프를 공개 지지했다. 트럼프는 첫 국무장관을 니키 헤일리에게 제안했지만 그녀는 사양하고 유엔대사가 됐다. 전문가들은 국제관계 경험을 쌓고 국제사회에 이름을 알리려는 헤일리가 그때부터 트럼프 이후를 준비했다고 본다. 헤일리는 만 2년 동안 유엔대사로서 트럼프의 정책을 충실히 대변했다. 트럼프가 선언한 파리기후협정 탈퇴 작업을 했고, 유엔 인권이사국에서도 탈퇴했다. 북한에 억류되었다 사망한 오토 웜비어의 가족들과 가깝게 지내며 유엔에서 북한 인권을 성토하는 데에 적극적이었다. 그녀는 지난 2월 출마를 선언할 때에도 웜비어 가족을 초청했다. 2017년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와 6차 핵실험에 대한 유엔의 북한 제재 강화에 앞장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