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 5만5천 브룩헤이븐시, 결선투표서 득표율 59%로 선출
1970년대 미국 이주…2014년부터 시 의원 활동
조지아 아틀란타 외곽 도시 중 대형 타운으로 꼽히는 인구 5만5천의 브룩헤이븐시에서 한국계 미국인 존 박 전 시의원이 시장으로 당선됐다. 딥사우쓰라 불리는 보수성향 조지아주에서 아시아계가 시장에 당선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6일 애틀랜타 자역 언론에 따르면 한국계 미국인 존 박 전 브룩헤이븐 시의원이 지난 5일 결선투표에서 59%(3564표) 득표율을 기록, 41%(2520표)를 얻은 로렌 키퍼 후보를 제치고 브룩헤이븐 시장으로 선출됐다. 박 시장은 지난달 7일 1차 투표에서도 득표율 1위를 차지했지만 과반을 넘지는 못해 지난 5일 결선 투표가 진행됐다. 박 시장의 가족은 1970년대에 한국에서 미국 앨라배마주로 이민을 왔다. 몇 년 후 그는 조지아주 디케이터시로 이주해 디케이터고등학교에 진학했다. 고등학교 졸업 후에는 에모리대학에서 경영학 학사 학위를 취득했다.
대학을 졸업한 후 글로벌 기술 혁신 기업인 IBM에서 근무했던 박 시장은 2003년 아내 모건 해리스를 만나 아내가 국제금융법 관련 일을 할 수 있도록 2년 동안 파리로 이주했다.
이후 박 시장은 다시 미국으로 돌아와 2007년부터 브룩헤이븐에 살고 있다. 그는 시장 출마를 위해 올해 8월 시의원직을 그만두기 전까지 2014년부터 9년 동안 브룩헤이븐 시의원으로 활동했다.
선거 운동 기간 내내 그는 시의회에서 세금을 낮추고 녹지 공간을 개선하기 위해 자신이 노력했던 점을 강조했다.
그는 브룩헤이븐을 더 나은 방향으로 이끄는 시장이 되길 희망한다고 밝혔다.
박 시장은 선거 승리 연설에서 “저는 브룩헤이븐의 모든 주민, 특히 저에게 투표하지 않은 주민들을 위한 시장이 될 것”이라며 “우리는 함께 멋진 일을 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번 결선투표에는 총 6천 84명이 참여해 7천 677명이 참여한 지난 1차 투표보다 1천 593명의 투표자가 감소했으나 박 후보는 1차 때보다 264표를, 키퍼 후보는 197표를 추가 득표했다. 결론적으로 키퍼 후보가 결선에서 받은 표(2,520표)는 박 후보가 1차 투표 때 받은 표(3,300표)와 비교해도 적은 것으로 드러났다.
상기된 단순 산술적 통계뿐 아니라 정치적으로도 큰 의미가 있는 역사적인 결선이었다고 한인들은 입을 모아 말한다.
딥사우스(Deep South) 주(州)들 중 하나인 조지아는 보수 성향 백인들의 영향력이 강세인 곳이다. 지난 10번의 대통령 선거에서 진보 성향의 민주당이 이긴 적은 단 두 번, 1992년과 2020년 밖에 없고, 이번 대통령 선거 여론조사에서도 트럼프가 오차 범위 밖의 강세를 보이고 있다.
또 브룩헤이븐 경제개발국(Brookhaven Office of Economic Development)에서 공개한 시(市) 인구 통계를 보면, 브룩헤이븐에 백인은 약 59%, 아시안은 약 8%가 거주해 백인들의 수가 과반을 훌쩍 넘는다. 이 상황에서 박 후보는 한인들의 결집과 함께 인종적 ‘색깔’을 초월하고 다양한 사람들로부터 지지를 받는데 성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