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인으로서는 우치다 미츠코에 이어 두 번째
피아니스트 조성진(29)이 세계 최정상 오케스트라인 베를린 필하모닉의 상주음악가로 선정됐다. 한국인으로서는 최초이고, 아시아인으로서는 일본 피아니스트 우치다 미츠코에 이어 두 번째다.
베를린필은 오는 11~12일 내한 공연을 앞둔 10일,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이자리에서 베를린필 대표인 안드레아 쥐츠만은 “조성진이 내년에 상주음악가로서 다양한 실내악 프로그램을 함께 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상주(임)음악가 프로그램에 참여하면 베를린필과 매달 1~2개 정도의 협주곡과 여러 실내악을 연주하게 된다. 또 상주음악가가 원할 경우 ‘카라얀 아카데미’의 음악가 30여명과 함께 교육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 있다.
조성진은 이날 “베를린필은 세계에서 가장 잘하는, 그리고 특별한 사운드를 가진 오케스트라라고 생각한다”며 “많은 연주자들이 베를린필과 협연하는 것이 꿈이었다” 라고 말했다.
쥐츠만 대표는 “조성진은 매우 직관력이 있는 음악가”라며 “저희가 특별한 기회로 첫 협연을 한 만큼 특별한 관계를 가졌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조성진의 상주음악가 선정은 사실 유럽에는 아직 밝혀지지 않은 비밀입니다. 유럽 관객들이 한국 신문을 읽지는 못할 테니까 밝혀도 될 것 같아요.” (쥐즈만)
조성진은 2017년 11월 부상을 당한 중국 피아니스트 랑랑의 ‘대타’로 베를린필과 처음 협연했다. 베를린필과 협연한 한국인은 바이올리니스트 김영욱·정경화 등이 있지만 피아니스트는 조성진이 유일하다.
베를린필은 11일 서울에서 모차르트 교향곡 29번, 베르크의 ‘오케스트라를 위한 세 개의 작품’, 브람스 교향곡 4번을 연주한다. 12일에는 조성진과 베토벤 피아노 협주곡 4번을 협연하고, 슈트라우스의 ‘영웅의 생애’를 공연한다.
베를린필 상임지휘자인 키릴 페트렌코는 “브람스와 슈트라우스는 베를린필의 소리를 완성하는 데 매우 중요한 레퍼토리라고 생각했다”며 “카라얀을 비롯한 주요 지휘자들이 이 곡들을 통해 베를린필의 소리를 완성했기 때문에 반드시 선택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조성진은 “페트렌코 선생님과 이번에 처음 연주하는데, 베를린에서 리허설하며 많은 걸 배웠고 존경하게 됐다”며 “가장 좋아하는 협주곡을 베를린필과 함께 연주할 수 있어 감사하다”고 말했다. “베를린필 데뷔가 벌써 6년 전인데, 시간이 되게 빠른 것 같아요. 당연히 그때 기억이 생생하게 납니다. 설레기도 하고 긴장도 많이 됐어요. 이번이 세 번째 협연인데 다시 할 수 있어 기대가 됩니다.”고 덧 붙혔다고 한다.
(안지영기자, 기사 참조 한국 경향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