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관 “이스라엘 봉쇄 완화 힘쓸 것”
가자지구 인도주의 위기 해소에 집중
이스라엘 정부와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와의 교전이 심화된 가운데, 조 바이든 대통령이 18일(현지시간) 이스라엘 텔아비브에 도착했다. 그는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와 회담에서 전날 발생한 가자지구 병원 폭발사건과 관련해 “(이스라엘군이 아닌) 다른 쪽 소행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오전 삼엄한 경호 속에 벤구리온 국제공항에 도착했다. 그의 주변에는 저격수를 포함한 군과 경찰 수백명이 배치된 경호가 펼쳐졌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전쟁이 진행 중인 지역을 방문한 것은 올해 2월 우크라이나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다.
그는 네타냐후 총리와의 회담에서 “나는 이스라엘 국민과 전 세계인들에게 미국의 입장을 알리고 싶은 단순한 이유로 오늘 이 자리에 참석하려 한 것”이라며 이스라엘에 대한 미국의 지지를 다시 약속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감사 인사를 전하며 “당신의 방문은 전시에 미국 대통령이 이스라엘을 방문한 첫 번째 사례”라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하마스가 미국인 31명을 포함한 민간인들을 학살했다”며 “그들은 이슬람국가(IS) 마저 다소 이성적으로 보이게 하는 악행과 만행을 저질렀다”고 비난했다. 이어 “하마스는 모든 팔레스타인인을 대표하지 않으며 고통만 안겨주고 있다”며 “이스라엘의 방어에 필요한 모든 것을 갖출 수 있도록 미국이 보장하겠다”고 덧붙였다.
전날 발생한 가자지구 병원 폭발 참사와 관련해서는 팔레스타인의 또 다른 무장단체인 이슬라믹 지하드의 소행이라는 이스라엘 측 주장을 지지하는 발언을 내놨다. 바이든 대통령은 “내가 본 바로는 그것은 당신이 아닌 다른 쪽이 한 것처럼 보인다”며 “무엇이 폭발을 일으켰는지 확신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아직) 많다”고 말했다.
앞서 하마스가 통치하는 가자지구 북부 가자시티의 알아흘리 병원에서는 대규모 폭발로 민간인 수백명이 숨진 바 있다. 하마스는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최소 500명이 숨진 “끔찍한 학살”이자 “명백한 전쟁 범죄”라고 비난했지만, 이스라엘은 이슬라믹 지하드의 로켓 오발 때문으로 확인됐다며 책임 공방을 벌였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번 회담에서 가자지구에 대한 인도주의 지원로를 열도록 이스라엘을 설득할 것으로 관측된다. 이스라엘은 지난 7일 하마스의 기습을 받은 뒤 가자지구를 전면 봉쇄해 사람과 물자가 왕래하지 못하도록 차단하고 있다. 가자지구에 인도주의 물자를 전달할 길을 열고 봉쇄로 가자지구에 갇힌 미국 국적자들에게 출구를 마련한다는 게 미국의 계획이다.
백악관도 브리핑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이스라엘 방문을 통해 이루려고 하는 목표가 이스라엘의 봉쇄 완화라고 밝힌 바 있다. 바이든 대통령이 네타냐후 총리를 설득해 인도주의 지원이 재개된다면 아랍권이 확신하는 미국의 ‘친이스라엘’ 편파성을 조금이나마 누그러뜨릴 수 있다.
앞서 존 커비 백악관 안보회의 전략소통조정관은 “바이든 대통령이 (네타냐후 총리에게) 일부 어려운 질문을 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