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스크는 내면의 악마에 의해 움직인다.”
그의 전기 작가 머스크 동력을 이같이 설명
세계 최고 부자 중 한 명으로 꼽히면서 전기차 테슬라와 화성 탐사를 목표로 하는 스페이스X를 이끄는 일론 머스크 전기를 쓴 월터 아이작슨은 지금의 머스크를 이룬 동력을 이같이 설명했다.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어린 시절을 보낸 머스크는 아버지와 또래들에게서 학대와 폭력을 당할 때마다 ‘나는 세상을 구하는 영웅’이라고 되뇌며 견뎌냈다고 한다. 그렇게 마음속에서 자신이 옳다고 생각하는 건 다 맞는 일이라고 생각하는 ‘악마’를 기르며 머스크는 공감 능력을 잃은 대신 냉혈한 사업가가 됐다.
전기 ‘일론 머스크’ 발간을 하루 앞둔 11일 아이작슨은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 인터뷰에서 머스크 특징으로 모험심을 꼽았다. “머스크는 일이 잘 풀리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그는 극적인 것에 중독돼 있다”는 것. 사업 초기 자금난에 시달리던 테슬라와 스페이스X가 현재 위치에 도달하기까지 머스크의 끊임없는 도전이 있었다는 얘기다.
아이작슨은 “머스크는 아마도 지루함을 못 견뎌 트위터 인수 계획을 세웠다”며 “공감능력 없는 그에게 트위터는 적합하지 않아서 나는 그것(인수)이 미친 짓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머스크의 10대 아들 네 명이 자신들은 쓰지 않는 트위터를 왜 인수했는지 이해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그런 아들들에게 “다음 미국 대선을 뒤흔들기 위해 인수했다”고 말했다는 머스크는 아이작슨에게 “2024년 트럼프가 당선될 수 있냐”고 물었다고 한다. 다만 아이작슨은 “머스크는 트럼프 팬은 아니다”며 “(오히려) 트럼프를 깊이 경멸하고 있다”고 밝혔다. 머스크는 조 바이든 대통령도 “같은 말을 반복하는 인형처럼 재미없다”고 평가했다.
미 뉴욕타임스(NYT)는 이 전기가 전한 특종 중 하나로 크림반도에 주둔한 러시아군에 우크라이나군이 드론(무인항공기) 공격하는 것을 막기 위해 머스크가 스타링크 위성 인터넷 서비스를 끄라고 지시한 것을 꼽았다. 우크라이나 지원을 위해 스타링크 서비스를 무상 제공했지만 이 드론 공격이 러시아의 핵 반격을 불러 핵전쟁으로 번질까 두려워했다고 한다.
전기에는 머스크와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주 빌 게이츠 사이가 틀어진 배경도 나온다. 지난해 3월 게이츠는 머스크에게 기후변화 대응 활동을 위해 기부해 달라고 요구했다. 하지만 머스크는 2021년 게이츠의 테슬라 주식 공매도 사례를 들며 “지속가능한 환경을 위해 전기차를 제작하는 테슬라에 투자하는 게 기후변화에 더 도움이 될 것”이라고 거부하면서 게이츠를 ‘위선자’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