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디빌딩대회에서 우승한 김문주 씨.
“아줌마도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줘서 뿌듯해요.”
전세계적으로 여성 피트니스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가운데 한국의 보디빌딩대회에서 20대 쟁쟁한 경쟁자들을 물리치고 우승한 김문주(51) 씨의 소감이다. 김 씨는 지난주말 경기도 구리에서 열린 보디빌딩대회 구리그랑프리(WNGP) 여성 스포츠모델 부문에서 정상인 왕중왕에 올랐다.
40대 이상 부문 출전해 1위를 차지한 김 씨는 20~30대 부문에서 1위를 한 24세 여성과 왕중왕전 격인 최종 심사에 나서서 우승을 차지했다.
김 씨는 “20대보다 근육 갈라짐과 선명함이 앞섰다는 평가를 받으니 날아갈 듯이 좋았다. 더운 여름 내내 대회를 준비하느라 고생한 게 다 잊혔다. 내가 운동을 하기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밝혔다.
김 씨가 운동을 시작한 건 불과 3년 전이란다. 평범한 주부였던 그는 다이어트를 위해 태어나서 처음으로 헬스장을 찾았다. 처음엔 모든 운동이 낯설고 힘들었지만, 시간이 흐르고 요령이 생기면서 재미가 붙었다. 감량은 물론이고 타고난 근육 덕분에 체형이 몰라보게 달라졌다. 73㎏였던 몸무게는 41~44㎏(1m60㎝)까지 약 30㎏ 줄었다.
김 씨는 “다이어트 목적으로 운동을 시작했는데, 건강해진 것은 물론이고 근육이 붙은 건강한 몸이 됐다. 선명한 복근을 보면서 ‘나도 할 수 있다’는 생각에 자존감이 높아졌다”면서 “몸이 아프지도 않고 갱년기라서 힘든 적도 거의 없다. 운동이 생활에 활력소가 됐다”고 말했다.
김 씨는 지난해부터는 본격적으로 대회 준비를 위한 운동을 시작했다. 그동안 조깅 등 유산소 운동을 위주로 했다면 이때부터는 근육 운동량을 늘렸다. 하루 5시간 정도 훈련했다. 하지만 그보다 힘든 건 식단이었다. 이번 대회를 준비하면서 최근 6개월 간 닭가슴살, 흰밥, 채소 등을 양념이나 간을 하지 않고 하루 네 차례 먹었다.
‘치팅 데이(식단과 관계없이 마음껏 먹는 날)’는 반년 동안 단 이틀뿐이었다. 김 씨는 “가장 좋아하는 매콤한 떡볶이, 고소한 빵을 먹지 못해 힘들어서 포기하고 싶을 때가 많았다. 길 가다 음식 냄새만 맡아도 괴로웠다. 눈물이 날 정도였지만, 지금까지 한 노력이 아까워서 꾹 참았다”고 털어놨다.
유혹도 많았다. 주변에서 “왜 사서 고생하느냐” “그만하고 이젠 좀 먹어라” “너무 독한 것 아니냐”라는 말을 들으면 흔들리기도 했다. 그럴 때마다 남편과 아들이 응원했다. 가족은 김 씨를 배려하기 위해 집에선 간단하게 식사를 하는 등 함께 식단을 하다시피 했다고 한다. 김 씨는 “우승 후 좋아하는 음식을 먹는 건 평소보다 100배 이상 맛있다. 여기에 ‘해냈다’는 성취감까지 느낄 수 있어서 운동을 멈출 수 없다”고 설명했다.
피트니스 전문지들이 전한 김 씨의 목표는 ‘근육 할머니’와 ‘세계 1등’이다. 그는 “해외에선 70대 할머니 보디빌더도 쉽게 볼 수 있다. 나도 체력이 닿는 한 아프지 않고 건강한 ‘근육 할머니’를 목표로 노력하겠다. 세계 대회에 나가 1등도 해보고 싶다”며 활짝 웃었다고 전했다. 동포 아줌마 여성들이여 우리도 분발하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