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 이민 난민 부적격 추정해 위법”
14일후 적용…정부 항소하면 현행 규칙 유지
‘즉각 추방 정책’ 만료에도 불법이민 입국 제한
바이든 정부가 트럼프 행정부 시절 도입된 이른바 ’42호 정책(불법 이민자 즉각 추방 정책)’ 만료에 맞춰 내놓은 새 이민 정책이 두 달여 만에 폐기 위기에 처했다.
25일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미 캘리포니아 연방법원의 존 S.티거 판사는 이날 미국 정부가 멕시코 국경에서의 불법 이민을 제한한 정책의 효력을 금지한다고 판결했다.
티거 판사는 바이든 행정부가 내놓은 새 규제가 피해에서 달아난 이민자들을 위험하게 하고, 국경을 불법적으로 넘을 경우 망명 자격을 가질 수 없도록해 연방법률을 위반한다고 판단했다.
구체적으로 “해당 규칙은 출입국 심사대를 통과하지 않은 난민들이 부적격하다고 추정해 법에 위배된다”며 “의회가 명시적으로 의도한 입국 방식은 난민들의 입국에는 적용해서는 안 된다”고 봤다.
그러면서 티거 판사는 “실질적으로나 절차적으로나 무효”라고 결론냈다. 법원은 항소를 준비할 시간을 달라는 정부 요청을 수용해 14일간 판결 적용을 유예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당장 2주 뒤 미국과 멕시코 접경 지대에 불법 이민자들이 몰려들면서 혼란이 불거질 가능성이 제기된다.
다만 바이든 행정부는 법정 싸움을 이어가겠다는 방침이다. 테렌스 클라크 법무부 대변인은 성명을 통해 최근 정부 조치는 합법적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항소심이 진행되면 기존 조치의 효력은 당분간 유지된다. 사건이 대법원까지 가게 될 가능성도 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미국에 불법 입국한 이민자들을 즉각 추방할 수 있는 ’42호 정책’을 도입했는데 이는 지난 5월11일 만료됐다. 42호 정책 만료 이후 바이든 행정부는 국경을 넘기 전 반드시 모바일 앱을 통해 신청하고, 이 마저도 하루에 1000명으로 제한한다고 밝혔다. 만약 불법적으로 국경을 넘다가 적발될 경우엔 최소 5년간 재입국을 금지하고 형사 기소까지 당할 수 있다고 으름장을 놨다.
새로운 규칙이 도입되자 남쪽 국경에서 체포된 이민자 수는 급격히 감소했다고 한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지난달 체포된 인원은 10만명 미만으로, 이는 2021년 2월 이후 가장 적은 수준이다.
이에 인권단체인 미국시민자유연맹은 새 규제 조치가 연방법률에 위배되며, 불법이민자들을 갈취와 폭력에 방치하고 있다며 소송을 제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