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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운뉴스

월북 주한미군…행적은 여전히 ‘빈칸’

17일 인천공항 호송돼 상관에 탑승 대기 문자
 목적지 ‘노쇼’…비행기 안타고 다음날 JSA 견학
가족들  “성경 읽기를 즐겼던 조용한 외톨이”

미국 당국은  킹의 월북 전 정확한 행적을 게속  조사 중이다.

이등병 트래비스 킹은 지난 17일 인천국제공항 보안검색대까지 호송된 뒤 상관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공항 게이트에 도착해 미국행 비행기 탑승을 기다리고 있다는 문자였다.

하지만 킹은 도착 예정지였던 미 텍사스주 포트블리스 기지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대신 그는 한국에 남아 민간회사가 운영하는 공동경비구역(JSA) 투어를 예약했고, 18일 관광 도중 돌연 군사분계선(MDL)을 넘어갔다.

미군은 킹이 포트블리스 기지에 나타나지 않자 처음으로 그제서야 그가 실종됐다는 사실을 파악했다고 매체는 전했다. 미군이 한국 출입국 당국에 문의한 결과 킹은 비행기를 탄 적이 없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킹은 출국 예정일 다음 날 약 1시간30분 거리에 있는 비무장지대(DMZ)에 모습을 드러냈다. 견학 그룹과 함께였다.   CNN은 소식통을 인용해 킹이 견학 도중 군사분계선을 넘어 북측으로 달려갔다고 전했다. 다른 군사분계선 지역과 달리 JSA에는 물리적 장벽이 없다고 언급했다.

킹은 가장 먼저 북한 지역 내 있는 판문각 건물 안으로 들어가려했으나 문이 잠겨있었다고 한다. 이에 건물 편으로 돌아갔고, 어느 순간 차량이 나타나 그를 태우고 사라진 것으로 전해졌다.

킹과 함께 견학을 했던 뉴질랜드 관광객 사라 레슬리는 “투어가 막바지에 다다랐을 때, 킹이 갑자기 정말 빠르게 달리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틱톡에 올리기 위해 어리석은 장난을 치는 건 줄 알았는데, 그때 군인 중 한 명이 ‘저 사람 잡아’라고 외치는 소리가 들려왔다”고 했다.

레슬리는 캐주얼한 청바지와 티셔츠의 사복 차림을 하고 있던 킹이 돌연 파란색 건물 사이의 좁은 통로를 따라 약 10m를 달린 뒤 국경을 넘어 시야에서 사라졌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상황은 단 몇 초만에 끝나 아예 월북하는 킹을 보지 못한 관광객도 많다”며 “대부분 충격을 받았다. 버스에서 내리자마자 우리는 서로를 쳐다보기만 했다”고 했다.

앞서 CBS 인터뷰에서는 킹이 큰 소리로 ‘하하하’라고 웃은 뒤 건물 사이로 뛰어 들어갔다는 목격담이 나오기도 했다.

킹이 정확히 언제 인천국제공항을 빠져나왔으며, 어디에서 하루를 숙박했는지, 어떻게 JSA 견학을 예약했는지 여부 등은 아직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다.

커린 잔피에어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그의 안녕과 소재와 관련해 우리는 계속 사실관계를 수집 중이며, 아직은 초기 단계”라며 “얼마간 시간이 필요할 수 있지만, 우리는 모든 정보를 수집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사태 대응을 주도하고 있는 미 국방부는 킹의 상태 확인 등을 위해 북한에 접촉을 시도하고 있지만  북한 측은 아직 접촉에 응답이 없는 상태라고 미 국무부가 전했다.

그의 가족들은 일제히 “왜 그런 행동을 했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했다.   가족들은 그를 “성경 읽기를 즐겼던 조용한 외톨이”로 기억했다. 미국 위스콘신 남동부에서 자란 킹은 한국에 들어올 때까지만 해도 조국을 위해 봉사하는 것에 들떠 있었다고 한다. 킹의 외할아버지 칼 게이츠는 “트래비스가 제정신이라면 그런 일을 일부러 벌이지 않았을 것”이라며 “트래비스는 착한 아이다. 누구를 해치려 하지 않고 스스로를 해치려 하지도 않는다”고 했다.

킹은 주변에 월북과 관련해 딱히 어떠한 암시도 하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킹이 한국인 폭행 혐의로 군사재판을 받기 위한 본국 송환을 앞두고 심리적 압박을 받았을 것이라는 추측을 했지만, 가족들은 이 역시 납득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다만 가족들은 킹이 친하게 지냈던 친척이 최근 숨진 게 영향을 줬을 수 있다고 봤다. 킹의 외숙모 라케이아 나드는 “킹은 7살짜리 내 아들과 친했는데, 올해 2월 아들이 희소 유전질환으로 숨져 킹이 크게 스트레스를 받았다”고 했다. 외삼촌 칼 게이츠도 “킹이 내 아들의 죽음에 크게 상심했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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