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이신문 활로 열었던 선각 경영자
힘든 시기에 위싱턴포스트의 성장 이끌어
워싱턴포스트의 발행인이자 최고경영자인 프레드 라이언(68 위 사진)이 회사를 떠난다고 워싱턴포스트가 지난 12일 보도했다. 2014년 아마존이 인수한 미국 유력 일간지 워싱턴포스트(WP) 발행인 겸 최고경영자(CEO)로 취임한 그는 디지털 전환을 이끌어 힘든 시기에 위싱턴포스트를 성장 시켰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데 9년 만에 물러나는 것이다.
WP는 12일(현지 시간) 기사를 통해 라이언 CEO가 8월에 물러나고 임시 CEO로 ‘빌 앤드 멀린다 게이츠 재단’ 초대 CEO를 지낸 패티 스톤시퍼를 임명했다고 밝혔다.
라이언은 이날 성명에서 “정치에서 예의와 존중이 쇠퇴하고 있다. 이 문제를 시급히 해결해야 한다고 느껴 왔다”고 말했다. 레이건 대통령 재단도 “공공 시민성 센터가 미국의 깊은 분열과 불화를 다룰 건설적인 해법을 모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20대 중반부터 레이건 대통령 백악관(1981~1989년)에서 일한 그는 이후 1995년까지 퇴임한 레이건 전 대통령 비서실장을 맡았다. 2007년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 창업 멤버가 됐다. 아마존 창업자 제프 베이조스가 낙점해 WP에 온 뒤 3만5000명에 불과하던 온라인 구독자를 현재 약 250만 명으로 늘렸다.
라이언 발행인은 2013년 아마존 설립자 제프 베조스가 위싱턴포스트를 인수한 후 9년간 워싱턴포스트의 급속한 성장을 이끌어왔는데 그는 전례 없는 변화의 시기에 전 세계 디지털 독자층을 확대하는 데 주력했다. 600명 미만이었던 뉴스룸 기자 인원을 약 두 배로 늘렸다.
하지만 그의 퇴사는 올해 초 이례적인 정리해고로 미디어 업계 전체에 경제적 역풍이 불어 닥친 시점에 이루어졌다. 최근 워싱턴포스트의 최고 경영진과 기자들과의 긴장이 고조되면서 여러 명의 기자들이 경쟁사로 이직하기도 했다. 라이언은 작년 타운홀 미팅에서 회사의 미래에 대한 조합원들의 질문을 거부해 기자들과의 관계가 더욱 악화된 상태다. 최근 시청률 하락과 노선 논란으로 CNN방송 CEO가 사퇴하고 뉴미디어 매체가 잇달아 문을 닫는 등 미 미디어산업에 부는 변화의 바람 속에 WP도 세대교체를 시작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에 비해 미디어계의 혼란 와중에 일부 경쟁사들은 디지털 구독자를 계속 늘리는데 성공하고 있다. 뉴욕타임스의 경우 지난 1분기 구독자 증가수가 19만명에 달했다. 같은 기간 동안 월스트리트저널도 구독자 13만2000명을 추가했다. 이는 워싱턴포스트가 바이든 정부 집권 후인 2021년 1월부터 현재까지 50만 구독자를 잃은 것과 비교된다.
라이언은 자신의 퇴사가 업계의 현황과 무관하다고 말했다. 그는 “성공적인 저널리즘을 위한 건전한 모델이 있다고 굳게 믿고 있으며, 워싱턴포스트는 이를 실현할 수 있는 좋은 위치에 있다”고 말했다. 또한 “워싱턴 포스트의 표준에 부합하는 고품질 저널리즘이 항상 성공할 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고 전했다.